얼마전 교회에서 영화 ‘미나리’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70대의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으면서 더욱 유명해진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감독은 1.5세 한국인 이민자로서 자서적인 자기 과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성공의 꿈을 안고 미국의 시골로 이사를 온 영화 속의 부부와 두 아이의 삶은 고단하고 힘든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갈등하는 가정의 정점에서 할머니가 조인하게 됩니다. 영화 속의 할머니는 사위 농장의 물이 흐르는 작은 개울가에 미나리를 심습니다.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미나리같이 영화 속의 주인공 가족도 많은 고난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영화 ‘미나리’는 이민자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소개됩니다. 영화 속의 할머니와 한방을 쓰는 어린 손자는 할머니를 향해서 천진난만하게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 않아요” 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묻는 할머니에게 다른 미국의 할머니들은 영어도 잘하고 빵이나 파스타도 만들어주고 어린 손자에게 욕도 하지 않는다고 말을 합니다. 한국에서 온 할머니는 영어도 못하고 욕도 하고 어린 손자에게 화투를 가르쳐주기까지 합니다. 어린 손자의 눈에 한국에서 온 할머니는 미국의 할머니들보다도 수준이 떨어진다고 여기고 창피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점차 손자는 다른 문화의 할머니를 이해하고 할머니와 화투 놀이도 하고 한가족으로서 정체성을 함께 회복하게 됩니다.

‘미나리’ 영화는 한국의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그 길을 잘 보여줍니다. 결국 미나리 영화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가장 한국적으로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미국에서 주도적으로 사는 것이 한국의 이민자로 승리하는 길임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영화 속의 할머니와 미나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미국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한국말과 한국방식으로 한국의 식물을 미국땅에 심으면서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그 모습이 결국은 영화 속의 위기의 가정을 세우고 관계를 회복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이민자로서 미국의 다양성과 좋은 점들을 배우기는 하되 결코 미국 문화가 더 높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한국말 한글은 아직 영어보다는 사용성이 떨어지지만 이제는 K pop을 통해서 전세계적으로 젊은이들에게 로망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민자로서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 한국말인 한글은 반드시 한국인의 정체성과 함께 가르쳐야 할 필수 언어입니다. 무엇보다도 한국 음식 그리고 한국의 다양한 전통 문화를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 잘 보급하고 가르치면서 한국인 이민자로서 미국에서 바른 정체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민자로서 한국인의 바른 정체성을 갖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경험하는 도전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Category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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