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뉴욕에 와서 살던 사택을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살았던 시간을 계산하여 보니 4년 6개월이 흘러갔습니다. 지금까지 살았던 한국의 연립 주택 같은 2층 사택은 우리에게 소중한 뉴욕의 추억을 갖게 한 곳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았던 사택은 주변의 좋은 식당들과 필요한 매점들이 있어서 생활하기에 좋은 면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대중 버스를 이용하기에는 적격의 좋은 로케이션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옮겨야 하는 때가 된 것인지 점점 부정적인 요소가 자꾸 삶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삶의 불편함을 통해서 결국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졸지에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사택에서의 삶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하였지만 이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인지 불편함들이 자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1층에 세든 중국인 집의 커다란 개의 사나운 울음소리는 항상 집을 드나들 때마다 거슬리곤 했습니다. 또 역겨운 담배 냄새가 방안에서 흘러나와 그 공기를 맡을 때에는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동안 주인에게 양해를 얻고 자그마한 세탁기를 이용하여 속옷과 양말들을 빨곤 했는데 결국 이것 마져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세탁기를 사용하면서 호스에서 흘러나온 물이 바닥으로 누수가 되어 1층 천장을 젖게 한 것입니다. 또 얼마 전에 사택 3층에 새롭게 들어온 가정은 2명의 사춘기 남자아이들로 인해서 너무 소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아이를 둔 부모로서 이해하고 참아야 할 문제이기에 아무 소리를 할 수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새벽마다 현관문을 여닫고 새벽기도를 나가야 하는 처지이기에 항상 조심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 지경이었습니다.이제 새롭게 옮기는 곳은 독립된 출입구 문을 갖고 무엇보다도 좀더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우선순위로 하여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삿짐을 싸면서 너무나도 버려야 할 것들이 집안에 산적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버리면 쓰레기들인데 여태껏 집안에 쌓아놓고 있었던 것은 욕심의 집착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미 몇 번 이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에 대해서 많이 포기하고 내려놓은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세상에 집착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왜 그렇게 계절마다 옷은 많은지…왜 그렇게 이런 저런 용도의 신발은 많은지…쓰지도 않는 살림도구들은 왜 그렇게 많이 모아두었는지… 이사를 하면서 집안 곳곳에 잔뜩 묻어있는 세상에 대한 욕망의 흔적을 보면서 저절로 하나님 앞에 부족함을 고백하게 됩니다.
문득 언젠가 이 땅을 떠나 하늘나라로 갈 때에 내가 정리해야 할 짐의 양을 생각하게 됩니다. 점점 나이가 더 들어서 결국 모든 세상의 삶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갈 때에 내가 정리해야 할 짐은 얼마나 될까? 너무나도 많은 짐을 남겨 놓으면 얼마나 뒤처리가 힘들까? 이번에는 이사한 집에서 좀더 단순하게 살아가리라 다짐하여 봅니다. 점점 남은 생애 단순한 삶을 날마다 하나님께 집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을 다짐하여 봅니다. 봄과 함께 이사를 하면서 나의 인생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새롭게 셋업 하는 기회가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Category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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