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을 먹고 주변 마을을 날마다 걷고 있습니다. 매일 코스를 바꾸어서 30분 정도 혼자 걷기를 하면서 하루를 정리합니다. 하루를 무사히 살아온 것을 감사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문제들은 훌훌 떨어버리는 시간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됩니다.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혼자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됩니다. 단순히 몸의 근육을 다지는 운동을 떠나 마음의 근육을 다지는 기회가 됩니다. 새벽기도에는 말씀과 함께 묵상하면서 하나님께 집중하는 묵상이지만 저녁 걷기의 묵상은 몸과 마음을 나를 돌보는 기회가 됩니다.

걸으면서 가장 자유를 누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누구와도 경쟁할 필요없이 마음대로 속도와 방향을 정하여 오직 나만의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의 반응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오직 스스로의 반응에만 집중하면서 나를 누리는 시간이 됩니다. 혼자 걸으면서 점점 홀로 잘 지내는 것을 잘 감당해야 함을 배우는 시간이 됩니다. 오직 내가 의지하고 바라보아야 할 하나님 안에서 나를 바라보면서 기쁘게 지내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됩니다. 홀로 있다는 것이 고통이 아니고 기쁨이 되고 자유가 되는 시간을 배우는 기회가 됩니다.

걸으면서 나의 마음의 죄들을 버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렇게 반복해서 버리고 버렸던 내면의 죄성들은 여전히 아직도 날마다 자라나서 나를 괴롭히는 잡풀처럼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반복하여 죽이고 죽였지만 여전히 끈질기게 자라나는 잡풀같은 죄들을 이기는 길은 여지없이 버리고 버리는 길 밖에 없습니다. 과거 한국에서 목회 때에 교회 사택 뒤에 조그마한 밭을 가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밭에는 장로님이 심어준 고추, 오이, 토마토, 상추가 다양하게 재배되었습니다. 그때에 내가 하는 일은 밭의 잡풀을 뽑아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때에 놀란 것은 잡풀의 생명력이 얼마나 질긴 것인지 경험했습니다. 밭의 풀을 이기는 길은 부지런하게 뽑아주는 길밖에 없습니다. 우리 안의 죄성도 이와 같이 날마다 부지런하게 죄의 풀들을 뽑아버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걸으면서 마음도 몸도 더 유연함을 경험합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굳어진 몸처럼 마음도 점점 더 굳어짐을 보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서 더 많은 운동을 해도 젊었을 때의 유연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을 더 운동하지 않으면 유연성이 떨어져서 반응하기가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굳어버린 몸과 마음을 내버려두면 쓸모 없는 잡풀들로 가득한 황무지 같은 마음이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몸도 더 운동해야 하고 마음도 더 운동해야 합니다. 몸의 근육과 마음의 근육이 자란 만큼 영육이 모두 건강하게 승리할 것입니다.

 

Category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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