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한국을 가면서 숙제를 하나 내고 갔습니다. 가꾸던 화초들을 죽이지 말고 돌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창가 햇빛이 드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화분의 이름 모를 화초와 꽃들을 돌보는 일은 이제까지 아내의 몫으로만 여겼던 일이었습니다. 화초를 돌보는 일은 크게 수고롭게 해야 할 일은 없지만 마음을 다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우선 때를 따라 물을 잘 주어야 합니다. 적당히 햇빛이 들 수 있도록 커튼을 열어서 햇빛도 보여주어야 합니다. 창문을 열고 바람이 들어오도록 환기도 해주어야 합니다. 가끔 잎사귀에 묻어있는 먼지도 닦아주기도 해야 합니다. 이제 3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하나도 죽지 않은 것을 보면 마음을 다해서 숙제를 잘 감당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화분에 돌보다가 그 가운데 하나가 조화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르고 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잎들의 먼지를 닦아주다가 조화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부터는 물도 주지 않고 더이상 마음을 다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화초들은 마음을 다해서 관심과 정성을 쏱아야 하지만 조화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조화가 보기에는 더 화려해도 살아있는 생화만큼 마음을 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내가 마음을 다해서 정성을 들인 것들이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의 결국입니다. 비록 작은 화초와 꽃일지라도 마음을 다할 때에 더 아름다운  관계가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마음은 관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장소입니다. 마음을 다하는 곳에 마음은 가게 됩니다. 마음을 다해서 시간을 내어주고 정성을 쏱는 곳에 마음은 더 집중하게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음을 다해서 관계를 하는 사람에게 더 집중이 됩니다. 마음을 다해서 관계를 하면서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삶이 풍성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 인조 꽃처럼 마음을 다하지 못하고 그냥 형식적인 관계를 하면서 웃고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더이상 마음이 가지 않게 됩니다. 마음을 꾸미지 않고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솔직하고 진실하게 다가가면서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이어지는 관계를 할때에 우리는 기쁘고 즐겁습니다.

마음을 다해서 가장 관계해야 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먼저 보십니다. 마음을 다해서 하나님을 향해 나아갈 때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다해서 하나님을 예배할때에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다해서 하나님을 찬송할 때에 하나님의 임재를 마음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다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에 감동은 마치 조와를 대할 때와 생화를 볼 때처럼 다릅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멋있는 조화라고 하여도 거기에는 냄새도 없고 생명의 신비의 감동이 없습니다. 마음을 다하지 않는 형식적인 관계는 관계의 진전도 어렵고 감동도 없습니다. 마음을 다하여 관계할 때에 결국 살아있는 생명의 놀라운 신비와 기쁨을 경험합니다. 마음으로 이어지는 삶은 풍성합니다.

 

Category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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